코골이 '별 거' 였어요.
- 코골이-수면무호흡증
- 2019. 6. 19. 11:13
사람의 생활이나 건강과 관련된 연구는 결과가 나오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10년 이상을 지켜보는 건 당연하구요, 한 세대만 연구해서는 알 수 없어 몇 세대에 걸쳐 조사하면 100년도 거뜬합니다.
간단하게 코를 고는 일만 살펴봐도 그래요.
코를 심하게 곤다고해서 당장 1-2년 안에 목숨이 좌지우지 되지 않거든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여 코를 골 때의 사망률이 보통 사람들보다 17% 가까이 높다고 하지만 그 기준은 10년 이상 코를 골았을 때라고 단서가 붙습니다.
'10년 이상 코를 골았을때' 라는 단서는 서서히 건강을 갉아먹는다는 의미로 해석하는데 이 말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10년 이상 연구를 진행했다는 말도 되지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렇게 서론이 길었던 이유는 예전에 뉴스에 나왔던 얘기가 하고 싶어서였어요. ^^
지금까지 우리는 수면무호흡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다면 코를 고는 것 그 자체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얘기를 했었는데요.
무호흡 증상이 없이 코만 고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거에요.
오랜 시간이 걸려 연구조사된 결과, 단순히 소리만 시끄럽게 코를 고는 경우에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리가 코를 고는 것은 대부분 좁은 기도가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숨을 쉴 때 공기가 드나들기가 어려울 정도로 좁은 기도가 있고, 좁은 공간을 통과할때 기도 주변을 진동시켜서 나는 소리가 코골이에요.
단순하게 코만 곤다면 진동할 때 생기는 소음만 있는 것이고, 좁아지다 못해 기도가 잠깐이라도 막히면 무호흡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면무호흡증이라고 불리는 증상이기도 하구요.
설마하나 기도가 막힐 리가 있냐 싶겠지만, 3DCT 촬영본을 보면 가장 좁은 기도 공간이 2mm 인 환자분도 계시거든요.
기도 공간이 뼈만 있는 빈 통의 개념이 아니라 근육이기 때문에 잠이 들어 근육이 이완되면 자연스럽게 좁아져요.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무호흡 증상만이 아니라 코를 골 때의 큰 소음이 경동맥을 두껍게 만든다고 합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보내는 혈관인데요.
총 수면시간의 25%를 코를 골면 이 경동맥이 10% 두꺼워진다고 하네요.
혈관이 두꺼워지면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어요.
또 경동맥이 두꺼워지면 뇌의 노화가 빨리 진행되서 치매나 뇌졸중의 위험도 커진다고 하구요.
코 고는 소리가 만들어내는 음파가 주변 혈관을 진동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홍시가 놀랐던 건 25%의 시간이었어요.
코골이 치료를 위해 내원하면 수면다원검사를 받게 되는데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무호흡지수를 파악하게 되요.
수면무호흡지수는 1시간을 기준으로 몇 회동안 호흡이 없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건데, 5회 이상 호흡이 없으면 수면무호흡증 진단을 받게 되요.
수면클리닉에 치료를 결심하고 내원하신 분들의 수면다원검사 결과를 보면 수면무호흡증 중증 이상의 경우가 많아요.
중증 이상이면 1시간에 30회 이상 호흡이 없고 심하면 60회까지 호흡이 없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무호흡 증상보다는 심하게 코를 고는 것이 확연하게 보인다는 사실.
전체 수면시간의 25%라고 해서 안심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코골이가 있다면 내가 코를 골기 시작한 게 언제였나 되짚어 보세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한 번쯤 건강에 문젝는 없을까 생각해 보시고 치료도 고려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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