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 하지정맥류처럼 예방한다고?
- 하지불안증후군
- 2016. 1. 18. 18:18
일요일 저녁.
나름 블로그포스팅으로 잔뼈가 굵다고 생각했던 홍시도 낚인(?) 기사가 있었어요.
영화배우 전지현과 묶여서 실린 기사로 하지정맥류 예방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화면을 열어 기사를 읽으며 도대체 내가 기대한 것은 무엇인지 저 자신도 허탈해서 웃고 말았네요.
하지정맥류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서 저도 순간 흥분했던 거죠.
같은 '하지'에 일어나는 문제기 때문인지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하지불안증을 하지정맥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분이 많으세요.
그러나 이름만 비슷하지 둘은 전혀 다른 질병이랍니다.
하지정맥류는 이름 그대로 다리의 정맥 흐름에 이상이 생기는 거에요.
심한 경우에는 혈관이 늘어나서 피부 밖으로 드러나 보이거나 불거지게 되구요.
하지불안증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뇌 속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 대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보는 게 통설이에요.
하지불안증후군은 이름만 그렇지 실제로는 다리 자체의 문제라고 보기 어려워요.
둘 모두 다리에 이상한 증세를 느끼는 것은 같아요.
하지정맥류는 발이 무거운 느낌이 나거나 다리에 쉽게 피로감이 들어요.
오래 서 있거나 의자에 앉아 있으면 더 힘들고 다리 통증으로 잠을 깨기도 해요.
아주 심한 상태가 아닌 경우, 이럴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잠시 쉬면 증상은 사라져요.
하지불안증후군도 역시 다리에 통증을 느낍니다.
몸살이 오는 것처럼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바늘로 콕콕 찌르는 느낌일 수도 있어요.
전기가 오듯이 찌릿찌릿 할 수도 있고,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분명히 다리에 통증이 오기는 오는데 '이거다' 라고 일반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각기 다른 통증을 느끼세요.
하지불안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 제각각 다른 통증이 밤이 되면 찾아온다는 거지요.
또 이런 통증은 가만히 움직이지 않으면 찾아오고 일어나서 걷거나 마사지를 하면 사라진다는 겁니다.
누우면 증상이 완화되는 다른 질환과 달리 잠을 자려고 누울 때 고통이 시작되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편안해져서 잠을 이룰 수 없게 만들어요.
하지불안증후군과 하지정맥류,
이름은 비슷하지만 원인도, 증상도, 증상이 나아지는 방법도 전혀 다른 질병이 맞지요?
이름때문인지 워낙 유명한(?) 질환과 혼동이 되서 그런지 하지불안증후군이 수면질환이라고 하면 깜짝 놀라세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 정형외과를 전전하고 척추질환까지 의심했지만 치료를 받아도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환자분이 종종 계시는데요.
하지불안증은 뼈나 근육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나아질 수가 없는 거에요.
다리 통증이 심하지 않은 분은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해
불면증 치료를 위해 내원했다가 하지불안증후군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구요.
척추질환을 의심했든 불면증을 의심했든 확실한 건 아주 오랜 시간 엄청난 고통을 견디며 지내왔다는 사실인데요.
하지불안증후군의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한 편이에요.
진작에 수면질환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좋았겠다는 말씀을 끊임없이 할 정도로,
매일 밤마다 겪은 고통이 억울할 정도로 치료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나는 질병이기도 해요.
위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철분의 영향을 받아요.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고 빈혈 등이 있는 여성에게, 특히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서 내원하면 먼저 철분검사와 수면전후의 근전도 검사를 실시하고,
하지불안증 진단을 받으면 대개 철분 치료와 도파민계 약물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후 철이 잘 유지되면 치료가 끝난답니다. ^^
그러나 하지불안증후군이 심한 경우엔 일반 진통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되요.
이런 경우엔 진통제도 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하지불안증후군때문에 고통받는 여성이 많으세요.
오늘은 내 엄마가, 아내가, 할머니가 잠들기 전에 다리때문에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한 번 살펴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