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 잠이 쏟아지는 것이 맞기는 합니다만.
- 기면증-과수면증
- 2015. 11. 2. 17:05
기면증이요.
내가 견딜 수 없이 잠이 쏟아지는 것이 맞는데요.
또 견딜 수 없이 잠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기도 해요.
오래간만에 말장난(?)같지만 진짜에요.
우리가 흔히 잠이 쏟아진다고 하면 내 의지로 잠을 이겨낼 수 있는 정도를 말하잖아요.
잠을 의지로 이겨낼 수 있다는 쪽에 촛점을 맞추면 기면증은 아니라고 볼 수 있구요.
잠이 쏟아져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어..... 라고 말한다면 기면증이라 볼 수 있거든요.
핵심은 바로 "의지".
잠들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이겨낼 수 없는 것이 바로 기면증이에요.
내 생각과 의지로 조절할 수 없어서 기면증은 질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면증은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결정적인 순간에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고 말한다면, 일단은 변명처럼 들리니까요.
잠을 이기지 못했다고 받아들여져 의지가 약한 사람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실례로,
기면증을 앓고 있는 군인이 기면증이 있어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훈련에서 빠지지도 못해 훈련 중 잠이 들어 부상을 입었다는 기사가 실린 적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기면증 환자가 4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측하지만
실제로 치료받는 사람은 1만 여 명에 불과하다는 기사도 있었구요.
몇 개의 기사를 가지고 모두가 그렇닫고 일반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기면증에 있어서는 의지의 문제보다 질환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기면증의 증상을 좀 살펴볼까요?
안전한 장소에서 갑자기 잠이 들어버린다는 것은 굉장히 드라마틱한 설정이구요.
나도 모르게 잠이 드는 순간은 언제일지, 어디일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요.
재미나게 놀거나 운동을 할 때보다는 뭔가에 집중할 때 잠에 빠지는 경우가 많구요.
(잠에 빠지는 것을 알지만 내가 어쩌지 못하게 잠이 들기 때문에 보통 수면발작이라고 불러요.)
잠이 들 때나, 잠에서 깰 때 환각 증상을 볼 수도 있어요.
갑자기 털썩 주저앉을 정도로 온몸에 기운이 빠지는 탈력발작은 대표적인 기면증 증상이에요.
발작이라고 하면 간질(뇌전증)의 발작을 떠올리지만
탈력발작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몸에 힘이 빠져서 지탱할 수 없는 정도를 말해요.
기면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히포크레틴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요.
히포크레틴은 낮에 각성상태(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물질인데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히포크레틴의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기면증이 나타난다고 봐요.
각성상태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리는 겁니다.
호르몬 분비의 문제를 어떻게 의지로 이겨낼 수 있겠어요.
기면증은 절대로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고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기면증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상태가 아니어서 완치가 된다라고 말하기 어렵지만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며 관리하면 일반 생활에 지장을 받지는 않아요.
먼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전반적인 수면상태를 파악해요.
그리고나서 다중수면잠복기검사를 실시하는데요.
수면다원검사가 밤에 자는 잠이라면 다중수면잠복기검사는 낮잠을 나눠서 자며 받는 검사에요.
이런 검사를 통해 기면증 진단이 내려지면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행동치료라고 하면 낮에 잠깐씩 자면서 수면시간을 늘려준다거나,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것 등을 말해요.
꼭 기면증만이 문제이고 중요한 것은 아니에요.
밤에 충분한 시간을 잤음데도 불구하고 낮에 피곤하고 잠이 쏟아진다면!!!!
수면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세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수면상태가 좋지 않다고 느낀다지만
실제로 수면질환으로 치료받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요.
질 좋은 잠에 대해 욕심내는 것!!!!!
이것이 내 삶의 질을 높이는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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