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 불면증인줄 알았어요
- 하지불안증후군
- 2014. 9. 15. 10:12
하지불안증후군.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유명 쇼호스트가 하지불안증후군을 앓았다고 하면서 보다 널리 알려지게 된 질병인데요.
실제로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으면서도 내가 어떤 질병으로 고통받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지상파 방송 덕분에 하지불안증후군이란 병이 알려지게 되어 홍시는 참말로 좋았는데요.
병은 알아야 치료할 수 있잖아요.
환자분들 중에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을 치료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면증의 고통을 호소하며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셨거든요. ㅠㅠ
더 많은 분들이 하지불안증후군을 알고 치료 받으셔서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게 홍시의 바램입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말 그대로 다리의 느낌이 이상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여기서 말하는 느낌이 이상하다는 것이 아주 주관적인 데다가 개인별로 느낌도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켜서 설명 드리리가 참 곤란해요.
어떤 분들은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느낌이다,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찌릿찌릿 저리다, 무어라 표현할 수 없지만 다리가 너무 불편하다 부터,
방송에 나온 쇼호스트 분은 다리를 잘라내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까지 말합니다.
다리에 느껴지는 불편함의 강도가 어떻든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오는 통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은 확실합니다.
이런 증상은 대개 자려고 눕는 밤이 되면 시작되는데요.
움직이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서 자지 않고 서성대거나 밤새 주물러서 견딘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게다가 하지불안증후군이 진통제가 잘 듣지 않으니,
다리를 많이 사용해서 아프다고 생각하거나 혈액순환 문제, 나이 먹어서 오는 불편함이라고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도 해요.
다리 아픈 것이 질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잠이 오질 않으니 당연히 환자분들은 불면증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죠.
실제 내원해서 치료받으셨던 50대 중반의 주부 환자분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오는 불편함을 30여 년간 참으셨습니다.
낮엔 멀쩡하다가 밤만 되면 다리가 불편하니 가족에게 다리를 주물러 달라는 일이 많았고, 가족에게 짜증이 느는 건 당연했습니다.
잠을 못 이뤄서 밤새 거실을 서성이거나 잠이 들어도 자다가 깨는 일도 많았구요.
다리의 저림을 치료하기 위해 물리치료는 물론, 허리 디스크 등 신경질환을 의심해서 MRI도 찍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방송을 통해 하지불안증후군을 접하고 병원을 찾은 후 30년의 고통에서 벗어나셨는데요.....
하지불안증후군을 알게 되고 치료 후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의 친정 어머니도 똑같이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계셨다고 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치료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은 대개 뇌 속의 도파민이라고 하는 신경전달물질 대사와 관련이 있는데요.
도파민을 만드는데 철(Fe)이 필요한데 철분이 부족할 때 이 질환이 생기게 되는 거죠.
철분이 부족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여성의 경우 생리, 임신, 출산 등의 이유로 철분 부족이나 빈혈이 많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먼저,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어 내원하시면 철분 검사와 수면 전후의 근전도 검사를 실시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철분 치료와 도파민계 약물 치료를 하는데, 주사를 맞거나 약을 먹게 됩니다.
지속적으로 관찰해서 몸 속의 철이 잘 유지되면 치료는 끝!!!!
그 후 운동, 스트레칭, 카페인이 많은 음식을 피하면서 관리하시면 더 좋겠지요? ^^
(간혹 증세가 아주 심한 경우엔 도파민 대사와 연관이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 증세를 완화시키기도 합니다.)
병에 대한 지식이 너무 많아서 조금만 아파도 암처럼 큰 병을 의심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지불안증후군처럼 생각보다 환자는 많은데 병이 알려지지 않아 고통받고, 환자 스스로 진단(?)해서 고통을 장기화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 글을 보시고 "내가, 우리 엄마가, 우리 할머니가, 옆집 아주머니가 ...... 혹시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의심이 드신다면 꼭 상담 받아보세요.
전문의에게 받는 제대로 된 상담이 나의 생활을 바꿀 수 있으니까요.
오래도록 받은 고통을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