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수술, 정답일까요?
- 코골이-수면무호흡증/수술적치료
- 2016. 2. 15. 17:01
아이들이 말을 시작하면 묻는 말이 있죠?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그런데 이렇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대답을 아이들은 잘 못한다고 해요.
앞에 물은 것을 무조건 먼저 답하기도 하고, 뒤에 물을 것은 먼저 답하기도 하는 것이지
실제로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를 스스로 판단해서 대답하는 데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릴 때만 이런 게 아니고 살면서 우리가 가장 결정하기 힘든 것도 양자택일의 문제잖아요.
이걸 선택하자니 저것이 아깝고, 저걸 선택하자니 이것이 맘에 걸리면서요.
그렇다면 코골이 수술은 어떨까요?
코골이 수술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코골이는 수술이 정답이냐 물으면,
정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답변만 남는 거지요.
책임회피 아니냐구요?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변명이 아니라는 걸 지금부터 보여드릴테니 잘 보세요.
코골이 수술을 홍시 맘대로 세 가지로 나눠보려구요.
코 자체의 문제로 인해 코를 골아서 외과적인 치료를 하는 경우,
좁은 기도가 원인이 되서 기도를 확장하는 경우,
코와 기도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어 편도나 목젖처럼 기도 주변에 외과적인 시술을 하는 경우,
이렇게 세 가지요.
보통 코골이 수술이라고 하면 코 자체를 수술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코를 곤다는 이름 자체가 이미 코에서 소리가 나는 것이고 그러니 원인도 코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로 보이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코 자체의 문제로 코를 고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비염이나 축농증, 코뼈가 휜 비중격만곡증 정도를 볼 수 있는데,
척 봐도 코골이 수술이라 부르며 치료할 수 있는 건 비중격만곡증 하나잖아요.
비염이나 축농증은 쉽게 수술을 권해서 치료하는 질환이 아니구요.
대개의 코골이 원인은 두 번째 이야기했던 좁은 기도에요.
좁은 기도가 원인이 되니 수면 중에 기도가 막히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게 되고,
단순하게 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되는 거에요.
이런 경우 수술을 받는 다면 기도확장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좁은 기도를 확장해서 호흡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건데요.
기도확장술이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기도를 수술하는 것이 아니에요.
턱 골격이 좁은 것이 원인인지, 턱이 뒤로 밀려들어가서 그런지, 혀 볼륨 때문인지 등에 따라
그 원인을 수술해서 기도 공간을 확보하는 거에요.
세 번째, 목젖, 편도, 아데노이드 제거 수술은 가장 흔하게 알려진 코골이 수술 방법인데요.
좁은 기도로 드나드는 공기가 기도 주변을 진동시켜서 소리를 만드는 것이 코골이거든요.
소리를 만드는 부분인 목젖이나 편도 등을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나 좁은 기도가 원인인데 소리를 만드는 부분만 제거한 경우 수술을 했는데도 재발되는 경우가 많아요.
홍시 맘대로 나눈 코골이 수술 방법을 보셨는데요.
가만히 보면 코골이 수술 후에 정상화되려면 제대로 원인을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나요?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되어야 재발하지 않으니까요.
비염으로 인한 코골이라면 무턱대고 코골이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염 치료가 선행되야 할테구요,
턱이 밀려들어가서 기도 공간이 좁아서 생긴 코골이라면 코골이 수술을 하는 편이 나을 수 있구요.
그러나 비만으로 인해 코골이가 생겼다면 코골이 수술을 원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코골이 수술 후 회복기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다거나 수술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한다면
코골이 수술보다는 양압기 등을 이용한 장치치료를 받아야 할테구요.
제아무리 기가 막힌 치료법이라고 해도 내게 적합하지 않다면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코골이 수술이 정답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고 했어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코골이 수술을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일이 아니라
내 코골이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에요.
그래야 내가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언제나 치료의 출발은 의료진 상담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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